일상에서
마당을 나온 암닭... 영화를 보다.
chensane
2011. 9. 4. 15:46
아내와 연애를 할 때 영화를 마지막으로 보고, 10여년 만에 본 두편의 영화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썬더일레븐 극장용 영화를 보며 내가 왜 이런 영화를 보고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었다.
토요일 대학원 수업을 위해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영수증을 뽑아 지갑을 넣을려는 순간,
"손님, 잠시만요!"
직원이 부르는 것이 아닌가?
'잉! 뭔 일이여?'
"축하합니다. 이벤트 당첨이 되셨으니, CGV에 가서 꼭 30일 안에 티켓 교환해서 보세요."
그냥 또 그런 이벤트인가 보다라고 무시하고 대학원 수업 후 밤 11시.
"자기야, 가계부에 기름 값도 기록해라... 아참 무슨 이벤트 당첨이라 영화표 준다는데 꼭 CGV만 된다는데."
잠시 후 아내 왈
"여보야, 극장 표 2매라네, 승훈이-우리 집 막내-가 도서관에서 마당을 나온 암닭 읽고 정말 좋아하던데 우리 보러가요!"
"2명이면 애들만 보라고 하걸야?"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건 알고 있지만, 썬더일레븐을 본 기억에 거부를 하고 싶었었다.
에휴... 마나님이 고생을 하며 엔크린 홈페이지, CGV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예약을 할려고 고생하는 모습에 내가 예약을 할려고 하니, 왠 CGV는 이렇게 개인 정보를 많이 요구하는지...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감.... 에휴~~~! "포기해요!"라고 말하는 마나님 눈빛에 힘들게 4인 예약.
'아쁠싸! 이벤트 당첨된 2좌석과 일반예약 2좌석이 서로 라인이 틀리다. ㅠ.ㅠ'
빠른 예약을 해서 그런지 CGV 홈에선 예약내용이 없단다. 에휴....
일요일 조조를 보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센텀으로 출발.
뭐,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팝콘도 먹어보고,,, '꽤 맛있네, 이러니 사람들이 많이 사먹지.'
불만 1. 영화 상영 20분 전 입장을 하라고 하곤 계속 광고나 보란다.
불만 2. 영화관 좌석에서 굽굽한 냄새가 계속 난다. 익숙해 지기는 했지만,
불만 3. 영화관에 음식을 들고 들어온 옆 좌석 아이.... 다행이 광고시간에 다 먹었는지... 상영관 내부에는 음식반입 금지!하자라고 말하고 싶다.
감정을 자극하는 드라마도 보기 싫어 하는 난데, 왠 일! 아이들 애니메이션이라고만 알고 온 이 영화가 쬐금 감정을 울린다. 아니 좀.... 사실은 많이 감정적인 편이라 남들 앞에선 잘 보지 않는 편이고, 10년만의 영화를 더 감정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꽤 감정적으로 느낀 장면도 있었고, 생각을 해 볼 만한 장면도....
청둥오리 아들을 보내고 난 암닭이
"왜 난 날려고 하지 않았을까?"
족제비에게
"나를 먹어 젖을 아가들에게 먹여!"라는 마지막 장면이
강의 원고 외엔 글씨기를 하지 않던 나에게 이렇게 글을 올리게 만들었다.
오늘 밤, 가능하면 커피 한 잔과 밤하늘을 보며 암닭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봐야겠다.
가볍게 보면서도 조금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 영화로
'마당을 나온 암닭'을
추천한다.